도로 상황이 심상치 않다. 골목은 완전 빙판, 큰길은 젖어 있다. 조금 늦게 출근해 편의점 커피 한 잔으로 몸을 녹이며 상황을 살폈다. 다행히 큰길은 주행이 가능해 보여 안양 1건, 강남 4건, 총 5건을 묶어서 출발했다.

빙판길과 군포 터널 사고

문제는 군포 진입 구간이었다. 터널 입구 빙판 때문에 5중 추돌 사고가 났고, 도로는 꽉 막혔다. 차 사이로 곡예하듯 빠져나왔지만, 강남까지 가는 내내 젖은 노면과 빙판의 공포가 이어졌다.

“20년을 탔어도 이런 날은 핸들 잡기가 무섭다.” 평소보다 1시간이나 지체되어 강남 하차 완료.

순정 앱의 한계: 풍요 속의 빈곤

진짜 고생은 복귀 콜 잡기였다. 서울 시내 물량이 터져서 화면을 꽉 채우는 바람에 정작 내가 필요한 복귀 오더를 찾을 수가 없었다.

  • 단가 19,000원 세팅 → 4페이지까지 나감 (1페이지엔 3km 단거리만 보임)
  • 단가 11,000원 세팅 → 18페이지까지 나감

진행 방향 오더가 있어도 화면에 묻혀서 볼 수가 없는 구조다. ‘외부 앱’은 설정한 거리의 오더를 전부 보여주니 이런 날 유리할 텐데, 순정 앱의 한계를 절실히 느꼈다. 결국 안양까지 빈 차로 복귀. 안양에서 시내 2건을 더 하고 마무리했다.